BMW ‘뉴 7시리즈’ 뒷좌석에 설치된 31.3인치 시어터 스크린. BMW코리아 제공
현대차·기아 월 7700원 내고
내비게이션 화면서 OTT 감상
차량 전용 ‘팟빵 오토’도 개발
르노코리아, 노래방 최초 탑재
BMW ‘i5’에 차량용 게임기능
“車 - 엔터 간 협업 확대하는 중”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역할을 확장한 자동차가 탑승자의 재미까지 책임지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DMB 방송을 보거나 제한된 정보를 터치스크린으로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달부터 오디오 스트리밍서비스는 물론 OTT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OTT 콘텐츠를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네마’ 기능이 추가됐다. 시네마 기능을 사용하려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앱에서 월 7700원인 ‘스트리밍 플러스’ 서비스에 가입한 뒤 내비게이션 홈 메뉴의 시네마 버튼을 선택하고 구독 중인 스트리밍 서비스 계정에 로그인하면 된다. 웨이브 또는 왓챠에 가입한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OTT 콘텐츠 시청은 안전을 위해 주차(P단)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서비스 팟빵도 차량 전용 서비스 ‘팟빵 Auto(오토)’를 통해 차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팟빵 간 협력으로 개발된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현대차그룹 고객은 로그인이나 광고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 안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며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 경험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편의 사양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이지 라이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차량 내 오락 요소를 제공한다. 탑승자는 9.3인치 디스플레이로 멜론, 지니뮤직, 유튜브, 팟빵, 뉴스리더 등의 콘텐츠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완성차 최초 노래방 프로그램도 탑재됐다. 이지 라이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고객이 추가적인 통신 비용을 낼 필요 없이 와이파이 테더링으로 이용 가능하다.
BMW ‘뉴 5시리즈’ 내부에서 탑승자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 BMW코리아 제공
수입 브랜드들의 기술력 경쟁도 치열하다. BMW는 게임 플랫폼 에어콘솔과 손을 잡고 올해 출시한 전기차 ‘i5’ 등에 차량용 게임 기능을 넣었다. 게임은 BMW의 휘어진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됐으며 조작은 스마트폰으로 한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동시에 접속해 함께 즐길 수 있다. 비디오 스트리밍 기능을 통해 유튜브 등 각종 미디어 시청도 가능하다.
BMW 관계자는 “차량이 정지해 있을 때 운전자와 탑승객은 가벼운 게임과 미디어 시청을 즐길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배터리 충전 시간 등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는 플래그십 세단인 뉴 7시리즈 뒷자리에 ‘시어터 스크린’도 탑재했다. 스크린은 32 대 9 비율의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구성됐고, 최대 8K 해상도를 지원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한국 자동차 업계 최초로 출시한 차량용 eSIM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의 네트워크 연결 없이 최대 5세대(G) 속도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모델 S’의 앞뒤 좌석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게임과 영화 기능을 제공한다. 아우디는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구독형 콘텐츠를 주요 차량 소프트웨어에 넣을 계획이다. 일본 혼다와 소니의 합작사인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아필라’에 플레이스테이션5 콘솔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동화 전환과 함께 전기차는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향후 더욱 발달한 자율주행 기능이 실생활에 적용되면 차량 내부에서 보내는 시간은 지금과 개념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차량은 이동 중 오락을 즐기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재창출될 것”이라며 “이미 완성차 업체들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업체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