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람의 마음이나 건강을 제외한다면 돈으로 못사는 게 없는 시대입니다. 사실상 돈이 만능인 시대인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정판 제품입니다. 한정판 제품은 말 그대로 한정된 수량 만큼만 만들어 희소성이 높은 제품입니다. 공장에서 무한대로 찍어내는 공산품들과는 출발부터가 다른 셈입니다.
한정판은 정해진 수량 때문에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정판 스니커즈, 한정판 게임기, 한정판 앨범 등이 대표적이죠. 수많은 한정판 제품 가운데서도 특히 한정판 자동차는 정말 구매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단 자동차라는 제품 특성상 다른 한정판보다 제품 가격이 높은 데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출시 소식이 들릴 때부터 번호표를 뽑고 기다린다 하더라도 타이밍이 맞지 않거나 구매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자동차를 살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차량 자체가 워낙 희귀하기 때문에 길에서 한정판 자동차를 보면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진부터 찍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한정판 차량을 ‘소유’한 게 아니라 이 차량을 실제로 ‘봤다’는 글이 자랑처럼 올라오기도 합니다.
국내 17대만 판매하는 마이바흐 100주년 기념판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80 4MATIC 에디션100.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2022년 6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공개한 한정판 자동차 소식이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80 4MATIC 에디션100’입니다. 이 차량은 벤츠의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브랜드를 대표하는 세단)’인 마이바흐 S클래스에 독특한 내·외장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마이바흐 에디션 100 레터링이 들어간 엠블럼을 장착한 것이 특징입니다. 최고급 세단인 만큼 내부 역시 명성에 걸맞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럭셔리한 편의 사양을 자랑합니다.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80 4MATIC 에디션100은 전세계 100대 한정으로 생산됩니다. 국내 시장에는 단 17대만이 판매될 예정입니다. 가격은 4억2860만원입니다. 요하네스 ?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에디션 100은 마이바흐의 기념비적 모델”이라며 “마이바흐가 100년을 이어 오는 역사를 통해 축적해 온 장인정신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INI 브릭 레인 에디션./ MINI 홈페이지 캡처
미니쿠퍼로 유명한 미니코리아도 2022년 6월 미니 샵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온라인 한정판 모델인 ‘MINI 브릭 레인 에디션’을 출시했습니다. 미니 브릭 레인 에디션은 거리 예술의 본고장인 영국 런던의 브릭 레인(Brick Lane)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차량입니다.
한정판 모델인만큼 브릭 레인 에디션에는 전용 보닛 스트라이프 무늬와 사이드 스트립, 사이드 스커트가 들어갑니다. 실내에도 전용 대시보드 패널과 B로고가 새겨진 바닥 매트 등이 들어가 기존 모델과 차별화를 했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단 57대만 판매될 예정입니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출시된 한정판 차량들도 있습니다. 2021년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 로드스터 코리안 스페셜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 로드스터 코리안 스페셜 시리즈./ 람보르기니 서울 제공
이 시리즈는 한국에서만 판매된다는 점 이외에, 총 제작 물량도 4대로 매우 적었습니다. 심지어 4대 모두 각각 외장 색상이 그린 오크노, 레드 파이라, 블루 에메라, 브론즈 셀라 등으로 모두 다릅니다.
실내는 모두 비앙코 레다라는 흰색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실내의 흰색 장식은 흰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白衣民族)로 불렸던 한국인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차량 외관에는 전통 창호 문양이 들어갔고, 보닛에는 ‘주역(周易)’의 기본 괘이자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의 각 모서리에 표현된 건(乾), 곤(坤), 감(坎), 리(離)를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가 있습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 서울 에디션./ 롤스로이스 제공
롤스로이스도 플래그십 세단인 고스트를 활용해 2017년 서울과 부산을 상징하는 차량을 한 대씩 내놓기도 했습니다. 고스트 서울 에디션은 태극기의 색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차량 외관은 흰색으로, 내부는 흰색과 검은색을 테마로 꾸몄습니다. 내·외부 곳곳에는 태극 문양에 들어간 푸른색과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부산 에디션은 푸른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차체를 장식했습니다. 푸른 차체의 가운데 부분에는 분홍색 선을 길게 그어 광안대교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흰색과 푸른색, 분홍색을 활용했습니다.
예약 단계부터 두 배 프리미엄 붙은 ‘라페라리’
한정판 자동차는 희귀성 때문에 리셀 시장에서도 웃돈을 줘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합니다.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손흥민 선수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페라리의 한정판 차량 ‘라페라리’도 그 중 하나입니다.
페라리의 한정판 차량 ‘라페라리’. /Mnet ‘TMI NEWS SHOW’ 방송화면 캡처
라페라리는 전세계에 499대밖에 없는 차입니다. 차량 가격만 18억원에 달합니다.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전에 페라리 차량을 구입한 이력이 있어야 하고, 페라리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사람만이 오너가 될 수 있습니다.
원래 가격도 억소리가 날 정도로 높지만, 라페라리의 리셀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차량은 예약 단계에서부터 이미 두 배의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실제 리셀 시장에서는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가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심지어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손흥민 선수가 타던 차량이 리셀 시장에 나올 경우 다른 라페라리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마이바흐
마이바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라인업에 있는 브랜드다.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불리기도 한다. 수억원의 가격을 자랑하는 최고급 차량인 만큼 ‘회장님 차’로도 잘 알려져 있다.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마이바흐 오너로 잘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