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브랜드별 전기차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브랜드별 경쟁력 차이는 줄고 있다. 전기차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업계는 고급 이미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기차 플랫폼부터 최신 소프트웨어 사양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브랜드별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고급 전기차 전략은 국내에서 성공적이다. 1억원 안팎의 높은 가격이지만 오히려 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편집자주]
테슬라가 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미래 혁신을 주도한다.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모델S’, ‘모델X’ 등 1억원 이상 고가 전기차 시장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차 첫 공개부터 양산, 국내 출시까지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소비자들의 기대는 식지 않는다. 특히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출시를 앞두고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11월 30일부터 사이버트럭을 인도할 예정이다. 사이버트럭의 인도가 본격화되면 2019년 11월 첫 공개 이후 4년 만이다.
기대 커지는 ‘사이버트럭’, 사전예약 15만대서 200만대로 13배 상승
테슬라는 2019년 신차 발표회를 열고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2021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코로나19 등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양산이 미뤄졌다. 테슬라는 올해 7월 돼서야 사이버트럭의 생산 돌입을 알렸다.
사이버트럭은 2019년 첫 공개 당시 밝혀진 사전계약 대수가 15만대에 달했다. 2019년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 인기 있는 차종인 픽업트럭 중 전기차는 없었다. 특히 곡선 하나 없는 각진 외관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차체는 로켓에 활용되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다. 사이버트럭은 첫 공개 당시 해머로 차량을 가격해도 손상이 없고 9밀리미터(㎜) 이하 권총 탄을 막을 수 있는 방탄성능을 갖췄다는 설명으로 소비자 관심을 한 데 모았다.
하지만 첫 공개 당시 방탄유리 성능 시연에서 운전석 창문에 금속공을 던지자 완전히 깨지진 않았지만 유리창이 크게 갈라졌다. 이마저도 이슈가 돼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테슬라는 2019년 공개 당시 3가지 트림(등급)을 선보였다. 싱글모터, 듀얼모터, 트리플모더 버전이었다. 트림별 시속 60마일(96.6㎞) 걸리는 시간은 각각 6.5초, 4.5초, 2.9초에 불과하다. 견인능력은 3.4톤(t)부터 6.3t까지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805킬로미터(㎞)에 달한다.
트림(등급)별 가격은 3만9900달러(5400만원)부터 6만9900달러(9400만원)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2021년 말 홈페이지에 담긴 사이버트럭 가격표를 삭제했다. 관련업계는 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시작가가 5만달러(67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레이싱대회 포뮬러원(F1)에서 사이버트럭을 운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현재 사전 예약은 200만대에 달한다. 2019년 공개 당시 15만대 대비 13배 이상 뛰었다. 이대로라면 사이버트럭 인도까지 5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사이버트럭의 연간 생산 계획은 최대 37만5000대다. 최대 생산량을 유지할 경우 5년간 187만5000대를 생산한다.
사이버트럭은 테슬라의 대표 기술인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Auto Pilot)이 트림에 적용된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이미 ‘모델S’, ‘모델X’ 등 기존 출시된 테슬라 차종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모델S, 모델X의 차량가가 1억원이 넘어도 소비자들이 흔쾌히 구매하는 이유다.
모두가 기다린 모델S·모델X, 완전 자율주행까지 구현하나
모델S, 모델X는 최근 판매 정상화 직후 판매가 급성장해 인기를 실감했다. 두 모델은 2020년 국내 판매 이후 2021~2022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국내 입항이 제한돼 사실상 판매가 중단됐다.
이후 올해 3월 국내 출시를 알린 이후 6월부터 소비자에 인도되기 시작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6월 모델X는 847대 판매돼 수입 전기차 중 1위에 올랐다. 모델S의 경우 307대 판매됐다.

판매 시작가 1억2000만원대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는 기본과 고급형인 플레이드(Plaid) 트림으로 구성됐다. 특히 모델X는 후석 도어가 위로 열리는 ‘팰컨 윙’(Falcon Wing) 도어로 이목이 집중된 모델이다.
모델X는 업데이트된 배터리 구조를 통해 반복 주행에도 성능 저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됐다. 주행가능거리는 기본 모델 478㎞, 플레이드 모델 439㎞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본 모델 3.9초, 플레이드 모델 2.6초다. 최대 출력은 각각 670마력, 1020마력이다.
1억1500만원부터 시작하는 테슬라의 대형 세단 모델S 역시 기본, 플레이드 트림으로 구성됐다. 주행가능거리는 기본 모델 555㎞, 플레이드 모델 474㎞다. 최대 출력은 각각 670마력, 1020마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기본 모델이 3.2초, 플레이드 모델이 2.1초 만에 도달한다.

모델S, 모델X 모두 오토 파일럿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고속도로 교차로와 출구로 자동 조향까지 해주는 ‘내비게이트 온 오토 파일럿’과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포함한 향상된 오토 파일럿(EAP)를 추가 옵션으로 제공한다.
테슬라는 자사 최대 특징인 자율주행 기능을 더욱 고도화해 완전 자율주행 도입을 앞당실 방침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AI) 대회 개막식에 보낸 영상 연설을 통해 “올해 말에는 4단계 또는 5단계라고 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완전 자율주행에)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